2025-06-27 변동성은 사라지고, 단타의 삶은 멈췄다



변동성은 사라지고, 단타의 삶은 멈췄다
– 고요한 시장 위, 하루 벌어 하루 먹던 나의 고백
이번 주 자산시장은 놀랍도록 조용했습니다.
코스피는 3,000선 턱밑에서 숨을 죽였고, 원달러 환율은 1,370원대에서 미동도 없었으며, 원엔 환율은 8.6~8.7 사이를 하루종일 맴돌 뿐이었습니다. WTI 역시 중동 리스크가 사라지자 급속히 안정화되어 70달러 부근에서 망부석처럼 버티고 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안 일어났습니다.
저처럼 단타로 생활비를 버는 사람에겐 이런 평온은 재앙입니다.
뉴스를 들여다봐도, 차트를 들춰봐도, 기회는 없습니다. 틱이 안 뜁니다. 촛불도 안 꺼지고 안 켜집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한 줄로 이어져 버립니다. “한 번만 흔들려줘…”라는 간절한 마음이 허공으로 흩어집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조용히 마무리되면서, 유가에 기대던 휘청임도 사라졌습니다. 글로벌 리스크가 해소되면 원래 시장은 안정을 되찾는다지만, 이건 너무했습니다. 출렁임 없이 일주일 내내 수평선이라니요.
단타란 파도에 올라타는 일입니다.
위든 아래든, 변동성만 있다면 우린 그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파도가 아니라 연못입니다. 고요하기 짝이 없는, 바람 한 점 없는 연못. 아무리 감각을 곤두세워도 손끝으로 느껴지는 건 정적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단타꾼들이 모니터 앞에 앉아 손을 묶인 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입니다. 한 틱, 한 호가, 한 파동에 생계를 걸고 버팁니다.
그러니, 바람이 다시 불길 바랍니다.
어디든 좋습니다. 위든 아래든, 다시 시장이 움직여주길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도 다시 살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살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