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그 너머는 어디인가 — 흔들리는 개미의 선택 앞에서

2025년, 드디어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했다. 숫자로는 2850.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지점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수많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불안을 응축한 상징처럼 다가온다. 오랜 침체의 터널을 지나온 이들에게 이 숫자는 단순한 지표가 아니다. 이는 기다림의 시간, 견딤의 시간, 그리고 때로는 절망을 삼키며 버텨온 인내의 보상이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새로운 질문이 고개를 든다. “여기서 더 갈 수 있을까?”
이성의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미묘한 긴장감이 시장을 감싼다. 누군가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다시 주머니를 열고, 누군가는 이쯤에서 발을 빼야 한다며 한 걸음 물러선다. 숫자는 올라갔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
2850을 넘고 3000을 바라보는 지금, 시장은 더 이상 분석의 영역만이 아니다. ‘도박’이라는 단어가 속삭이듯 스며든다. 뉴스와 데이터, 전문가의 해석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지막 판단은 개인의 믿음과 직감에 의존하게 된다. 과연 지금 이 흐름은 지속될 것인가? 아니면 거품일 뿐인가?
이 시점에서 나 역시 스스로에게 묻는다. ‘떨줍올팔’ — 떨어질 때 주워서, 오를 때 팔기. 지난 몇 개월 동안 그렇게 해왔다. 그리고 지금, 익절의 기회가 눈앞에 있다. 이쯤에서 만족하고 나올 것인가, 아니면 더 큰 수익을 바라보며 조금 더 버틸 것인가?
익숙한 유혹이다. 시장은 언제나 조금만 더를 속삭인다. 하지만 그 ‘조금 더’가 욕심이 되는 순간, 수익은 순식간에 손실로 바뀔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이익은 확정할 때 비로소 이익이 된다. 잃지 않는 투자가 곧 잘하는 투자라는 말을 다시 떠올린다.
오늘도 시장은 움직인다. 그리고 나는, 내 감정과 싸우며 내 결정을 지킨다.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중요한 건 남들의 판단이 아니라, 나만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다.
3000을 넘은 그곳에서, 이제 다시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
